노안의 주범, 활성산소를 잡자
수많은 시술과 피부관리, 그리고 다양한 화장품들이 우리의 피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데도 현대인의 피부는 왜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세 가지다. 바로 자외선, 건조한 환경을 만드는 냉∙난방기, 그리고 스트레스. 이 중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기도 하고, 원인 모를 희귀병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스트레스는 체내 활성산소의 농도를 증가시키는데, 증가된 활성산소는 세포 손상을 초래하여 노화를 불러오고, 피부 염증이나 암 같은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항산화는 이러한 활성산소가 작용하지 못하도록 방어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항산화 식품이나 화장품을 활용하면 활성산소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노화, 주름, 트러블 등과 같은 피부 고민을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보호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그 어떤 성분의 효능보다 항산화 효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듯한 스토리가 없으면 마케팅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를 내세우지 않지만, 항산화 효능이 가장 뛰어난 음식은 바로 녹차와 비타민C 이다.
그 밖에 항산화 효능이 뛰어나면서 홈메이드 이너뷰티로 추천하고 싶은 음식은 바로 카레다. 앞에서도 계속해서 강조했지만, 아름다움을 위해 화장품을 바르듯이 진정한 이너뷰티는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피부까지 아름답게 해주는 음식이다. 카레는 쉽게 조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고, 무엇보다 세계 10대 푸드에 선정될 만큼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우수한 음식이다.
카레에 사용되는 주재료는 강황인데, 생강과 식물로 노란색 색소 커큐민(curcumin)이 함유되어 있다. 강황(Curcumae Iongae Rhizoma)와 함께 울금(Curcumae Radix)이 종종 언급되는데, 이 울금은 방송에서도 ‘강황’과 같은 것이다’, ‘다른 것이다’, ‘강황은 인도산이고 울금은 국산이다’ 등 수많은 속설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식물이다. 일본에서는 강황과 울금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울금이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일본에서 수입된 제품은 거의 대부분 울금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한편,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우에는 강황과 울금을 부위로 나누어 강황은 뿌리줄기, 울금은 덩이뿌리 부분을 지칭한다. 하지만 유통되는 것들은 대부분 슬라이스 상태이기 때문에 육안으로 구분하기 매우 힘들다. 최근에는 노란색 색소인 커큐민이 대표적인 유효성분으로 알려지면서, ‘커큐민이 강황에 많다, 울금에 많다’는 식으로 강황과 울금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영향으로 강황보다 울금이 더 많이 유통되고 있다.
박사과정 중에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약 중에 혼∙오용이 심각한 생약을 모니터링 하는 식약처 과제에 참여한 적이 있다. 검사 결과 커큐민을 포함하는 커큠노이드는 강황에서만 매우 높은 함량으로 검출되었고, 울금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이제 울금은 쳐다보지도 않으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울금’이라는 용어가 더 친숙하므로 국내에서 자생하는 강황을 울금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고, 재배하는 이들조차 강황과 울금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큰 의미가 없다. 커큐민을 비롯한 커큐미노이드는 항암, 항산화, 항염, 간 기능 강화 등 우리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강황인지 울금인지 따지기보다 커큐민 함량이 표기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길이다. 또한 좋은 강황과 울금을 고르는 방법은 기후를 따져보고 구입하는 것이다. 생강과 식물의 특성상 더운 기후에서 자란 것일수록 유효성분의 함량이 높으므로 재배지의 기후를 체크해 구입하는 것이 좋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것이 노화 진행을 늦추고 동안이 되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커큐민이 함유된 카레를 먹는 것은 그 어떤 시판용 이너뷰티를 복용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기미를 한자로 ‘간반(肝斑)’이라고 하는 이유는 간이 피로하면 기미와 같은 색소침착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즉 간 기능을 강화하는 커큐민은 피부 미백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항염 작용이 있으므로 갑자기 피부에 트러블이 일어났다면 강황가루를 물에 살짝 찍어 5분 정도 붙여두었다가 세안하면 염증이 가라앉는다. 물론 노란 색소이므로 이너뷰티 대용으로 먹었다면 즉시 양치를 해야 이빨에 착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트러블 부위에 바르는 것 역시 착색될 수 있으므로 5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출처 :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 이은주
저자 : 이은주
자칭 대한민국 화장품 지킴이. 중앙대학교 의약식품대학원 향장학석사를 마치고,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천연물 전공 약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SBS전망대’, ‘KSB생생정보통’, ‘MBC불만제로’ 등 다수 방송에 출연해 자문을 맡았으며, <한겨레>, <세계일보>, <코스모폴리탄>외 8곳에 인터뷰와 칼럼을 기고했다. 현 NIC 화장품 연구소 대표이자 열린사이버대학교 뷰티건강디자인학과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에센스 화장품학>, <피부질환 진단과 관리>, <피부미용사 필기>, <피부미용사 실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