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을 취하라 Take a break
생각해볼 거리
'바쁜 삶'에 대한 숭배
'느긋'해져야 할 필요성
'안식처'로서의 가정
‘다른 사람들은 멋지게 사는 데 나는 왜 이럴까?’
단 한주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넘어간 적이 없는 건 나뿐일까? 때때로 ‘바쁘다’는 불평이 하소연보다는 자랑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너무 바쁜 것이 훈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해피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가 바빠야 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바쁜 것처럼 보여야 하며, 그것을 자신의 성공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잘못된 생각이며, 잠시 쉬면서 정신에 자양분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에 결코 죄의식을 느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성공에 대한 기준을 정할 때 방향성을 잃어버린 것 같다. 성공이란 다람쥐가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삶이 아니라, 일을 덜 하고, 일과 스트레스에서 분리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휴가나 여행을 떠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물론 성공한 사람들은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처럼 쳇바퀴를 돌지는 않을 테지만 말이다.
우리는 풍요롭고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회 전체가 허탈감과 우울증을 겪고 있다. 많은 사람이 돈벌이에 스스로를 혹사하고 있다. 점점 줄어드는 자유 시간을 순간적인 시간을 순간적인 쾌락을 좇는 데 허비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이러한 생활 방식은 건강에 치명타를 주어 ‘과로사’로 이어지게 할 위험이 크다. 일본 보건노동복지부가 실시한 조사에서 주당 평균 65시간 이상의 근무를 4주 이상 지속하거나, 주당 60시간 이상의 근무를 8주 이상 지속한 근로자는 과로사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성공적이고 풍요로운 삶에 대한 개념이 180도로 바뀌었다. 이제 성공한 삶이란 바쁘고 화려한 삶이 아니라 평화롭고 조용한 삶이다.
휴식을 취하고 싶게 만드는 공간을 만들 것
우리는 일상에서 ‘속도를 늦춰라.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라’라는 말을 끊임없이 듣는다. 어떻게 하면 브레이크를 잡고 삶을 즐길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도를 늦추라는 말을 듣길 싫어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고 싶게 만드는 공간을 각자의 집 안에 만드는 것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현대사회에는 사람들이 ‘느림’, ‘긴장 풀기’, ‘휴식’ 같은 말을 실현할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은 현대인들이 바쁜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편리성 위주로 설계되었다. 하지만 평온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집 안에 어머니의 자궁 같은 안전함과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주위 환경과도 조화를 이루게 할 필요가 있다.
집을 안식처나 피난처로 보는 관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집이란 본디 우리가 고독과 휴식과 고요함을 찾는 장소다. 하지만 현실에서 집은 가족의 본부요 보육원이요 식당이며 일터이기도 하다. 우리는 집 안에 들어서는 순간,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음을 깨닫는다. 아이 도시락, 저녁 준비, 청소, 세탁, 숙제 등 집안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 따라서 주거 디자인은 이러한 일을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더욱 쉽게 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사람들에게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물어보면 인생의 작은 부분이라는 대답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그것을 즐기려면 여가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속도를 늦추고 작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지극히 중요한 디자인의 역할이다. 공동생활 공간을 디자인할 때 내가 항상 염두에 두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PEACE, 즉 프라이버시, 오락, 분위기, 안락함, 인간공학이다. 이 다섯 가지는 디자인할 때 명심해야 할 5계명이다.
도서 <어바웃 해피니스> 발췌
저자 : 어맨다 탤벗
저자 어맨다 탤벗은 스타일리스트, 디자인 컨설턴트, 트렌드 예측가. 런던에서 인테리어 전문 잡지 <리빙 에세트라> <엘르 데코레이션> 등에서 10년 동안 일했으며, 영국 디자인의 아이콘 일스 크로포드(ILSECRAWFORD)와 이케아의 작업에 컨설턴트로 참여했다. 이후 호주로 돌아와 인기 TV 프로그램인 <탑 디자인>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디자인과 관련해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다. 저서로는 《어바웃 해피니스》와 《삶의 방식을 다시 생각하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