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커피이야기 ① 카모메 식당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 카모메 식당이라는 영화를 혹시 보셨나요? 이 영화에 방법이 숨어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핀란드 헬싱키 조용한 주택가의 작은 일본식 식당이며 주인은 사치에라는 일본인 여자입니다. 카모메는 문을 연 지 한 달이 조금 넘었지만 주위 사람들이 이 식당에 대해서는 몸집이 작은 동양인 여자에게 밖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낯선 이 식당을 밖에서 바라보다가 사치에와 눈이 마주치면 달아나듯 지나쳐 버립니다. 그런데 사치에 또한 그들에게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한 여름에 길에서 뜨거운 어묵 국물을 팔거나 한겨울에 얼음이 들어가 차가운 음료를 길에서 파는 사람들을 보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사람들한테는 관심이 없고 자신이 잘하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답답한 사람들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사치도 그런 사람들처럼 자신이 잘하는 것 아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 손님이 찾아와서 커피를 주문합니다. 그는 커피를 마신 후 이렇게 얘기하죠. “맛있네요. 그런데 더 맛있을 수 있어요.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요령을 가르쳐 드릴까요?” 사치에는 조금 당황하지만 끄덕입니다. 그는 주방으로 와 커피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남자의 커피를 내리는 방법은 다른 사람과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물을 붓기 전에 커피 가루 한가운데에 코피루왁이라고 주문을 외우는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사치에도 행동을 따라 해 보지만 그 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가슴을 톡톡 두드립니다.
커피를 다 내리고 자리로 돌아온 사치에는 커피의 맛을 봅니다. 확실히 전과는 전혀 다른 커피의 맛을 느끼게 되죠 “맛있어요.” 그러자 그 남자는 “커피는 자기가 내리는 것 보다 남이 내려주는 것이 맛있는 법이죠.”라고 말하고 자리를 뜨지만 사치에는 계속 생각에 잠겨 있습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마도 저는 그 남자의 행동과 말을 통해 그동안 자신이 잊고 있었던 것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남자의 행동이 말해 주듯이 마음이 빠진 마법의 주문은 어떠한 것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그 마음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고 관심이겠죠? 내가 내리는 커피를 맛있게 먹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질때 그 커피는 코피루왁 처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가 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의 향기는 머무는 법이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전해진 향기는 마음을 열어주고 진한 커피의 한 모금은 입을 열게합니다. 그래서 낯선 사람과의 만남은 부드럽고 편안하게 하고 친한 지인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선 그 곳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여러분 여러분도 오늘 제가 알려드린 방법대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내려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눠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글. 이혜진 커피튜터 (truth0604@hanmail.net)
편집. 아보카도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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